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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떻게 살아야 할까? 대학 포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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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야기가 긴데…
올해 고3인데 대학 다 실패했어…전문대까지..
한국사는 1등급인데..나머지는 689등급..
내가 공부 못했고, 안한 건 맞는데..
아빠가 나를 보는 시선이 수능 전후로 넘 다르게 느껴지고
지금 엄마 아빠 분위기도 살벌해.

아빠는 SKY 출신이라 지금 연구소 팀장이고, 거의 매일 밤늦게 귀가하셔, 해외출장도 거의 두달에 1번씩 나가서 자주 이야기를 못해. 엄마는 그냥 전업주부야.

나 어릴때부터 두분 사이가 별로 안 좋았어.
거의 대화없는 부부였고, 나한테 크게 관심두지도 않는 편이었어.

간혹 아빠가 공부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긴 했는데…
그럴때마다 엄마가 언제부터 우리한테 관심가졌냐고 따지듯 대꾸하면 또 대화없이 몇 달 지나고 뭐 그런 식이었어…

뭐 딱히 경제적으로 불만 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, 나도 뭐 그렇게 욕심없이 지냈던 것 같고..아빠가 학원 갈려면 말해라고 했던 적도 있었는데..나도 그냥 필요하면 이야기할께요 그런식으로 넘겼던 것 같아..엄마도 딱히 공부하라고 이야기도 안했고…

근데…이번에 수시 원서 내면서 아빠가 알아가지고..
그때부터 아빠가 엄청 관심을 가지더니…수능공부해라, 논술도 학원다니고. 수학은 뭐 다 포기하고 1번에서 7번까지만 공부하자 막 그러셨는데..내가 수시될꺼고 수능준비안해도 된다고 큰소리쳤는데..전문대는 될 줄 알았는데....결국 수시며 수능 전부 다 실패했어..지방까지…

나는 그냥 재수한다고 이야기 했는데..
아빠가 고1부터 모의고사 전부 찾아내고 문제분석하더니…
재수 할 실력도 안된다고..9급공무원준비하던가, 평생교육원가서 편입, 아니면 어학연수가서 영어해서 커뮤니티나 칼리지로 가라는데…
아직도 대학이 왜 그리 필요한 지 모르겠는데…
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그냥 쉬고 있는데..

며칠 전에 새벽에 아빠가 부엌에서 혼자 술마시면서 엄청 우시는 걸 봤어…그리고 그 다음 날 엄마 아빠 대판 싸웠어. 진짜 서로 욕까지 하면서…엄마는 돈주면 끝이냐 그러시고, 아빠는 전업주부가 뭐했냐고 애들은 챙겨야 하는거 아니냐면서…
아빠는 내 동생이 중3인데, 동생 대입까지만 참고 이혼하자며 끝냈어. 근데 내 동생도 수포거든.. 아빠가 동생도 시험문제 풀어보라고 하더니 분수곱하기도 못한다며, 문제집을 찢어 버리고는 그 다음날 부터 아빠가 거의 집에 안 들어오셔..전에는 밤 11시에는 퇴근하셨는 데..요새는 거의 매일 술드시고 밤 1~2시에 들어오거나 아예 아침 5시에 들어와서 옷만 갈아입고 출근하셔… 주말이면 그냥 아빠 방에서 있고, 밥 먹을때만 밖에 나가시고…우리랑은 눈도 안 마주쳐..
엄마는 그냥 큰방이나 거실에 혼자 계시고, 점심때나 저녁은 차려주시거나 배달시켜주시고…주말이면 아빠가 집에 있으면 엄마가 나가서 늦게 들어오고…

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..
아빠는 뭐라도 열심히 한 번해서 벽을 넘어야 한다는데
뭘 할 지도 모르겠고, 벌써 공무원 준비하는 것도 두렵고…
영어 공부라도 하라고 중학교 단어부터라도 공부하라고 하시는데
영어는 너무 어려워서…아빠는 영어를 잘하니까 그렇게 이야기 하시겠지만…모든 게 두렵고..
아빠가 은근히 인생실패자 같다고 이야기 하시는 것도 듣기싫고..
1번째는 실패했으니, 2번째 기회도 준비해라고 하시는 데..
엄마는 또 옆에서. 애들 삶에 뭐 그리 관심챙겼냐고 왜 이제와서 지랄하냐고 막 그러시고… 그럼 또 아빠는 아빠 방에 가 버리고..

뭘 어떻게 해야할까?
아빠 눈에 정말 내가 패배자처럼 보일까?
작년과 올해 아빠가 나를 보는 시선이 엄청 달라…

대학교 안 나오면 사람구실 못한다고 막 그러시는데, 딱히 대학마와도 취직안되는 거 뻔하고, 공무원도 경쟁율 엄청 치열한데..굳이 그걸 하다가 실패하면 또 인생 낭비하는 것 같고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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